(조세금융신문=한규홍 손해사정사) 고지의무는 보험 가입 시 보험회사가 질문한 사항에 대하여 성실하게 알려야 할 의무이며 보험약관에서는 계약 전 알릴 의무라고 정하고 있다.
고지의무를 위반할 경우 보험이 강제로 해지될 수 있고 청구한 보험금의 지급도 거절될 수 있으며 그동안 납입했던 보험료도 돌려받지 못하거나 납입한 금액보다 적은 해지환급금 기준으로 받게 된다.
고지의무 위반은 가입 과정에서 작성한 질문서(서류) 또는 전화 계약은 상담사의 질문 내용에 답을 했는지가 고지의무 이행의 기준이 되고 있다.
【계약 전 알릴 의무】 상법 제651조(고지의무위반으로 인한 계약해지)에서 정하고 있는 의무. 계약자나 피보험자는 청약할 때에 회사가 청약서에서 질문한 중요한 사항에 대해 사실대로 알려야 하며, 위반하는 경우 계약의 해지 또는 보험금 부지급 등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상법 제651조 - 고지의무위반으로 인한 계약해지】 보험 계약 당시에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중요한 사항을 고지하지 아니하거나 부실의 고지를 한 때에는 보험자는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1월내에, 계약을 체결한 날로부터 3년 내에 한하여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
보험회사가 고지의무 위반을 확인하는 방식은 청구 건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대체적으로 병원 기록에 작성되어 있는 내용을 토대로 진단, 입원, 수술, 재검사, 치료 등 질문서에 알려야 할 사항이지만 고지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될 시 의무위반을 주장하게 된다.
위반 사실을 찾기 위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환자의 병원 이력 등을 확인하게 되고 병원에 찾아가 의무기록 사본을 발급하여 알리지 않은 사실이 있는지 확인하게 된다. 사례를 살펴보자.
# A씨는 혈뇨 증상이 지속되어 병원에 내원하여 복부 CT 검사 등을 받은 후 요관결석 및 췌장 결절이 발견되어 비뇨기과와 소화기내과 진료를 받았다. 당시 촬영한 복부 CT 판독을 담당한 영상의학과 전문의는 폐의 병변이 있는 것으로 CT 검사 결과 결과지에 내용을 기재하였다. 이후 심한 복통으로 다시 응급실에 내원하였고 검사 결과 요관결석으로 인한 통증으로 시술을 받았고 몇 개월 뒤 보험에 가입하였다. 가입 이후 흉통이 있어 병원에 내원하여 여러 검사를 받았고 폐암으로 진단되어 보험금을 청구하였다. 가입이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에서 암으로 진단이 되어 보험회사는 현장심사를 진행하었고 다양한 병원의 의무기록들을 수집하여 가입 전 CT 판독 결과에서 폐병변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보험사는 CT 검사 상 확인되는 폐병변을 고지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였고 관련 의무기록사본을 제시하며 계약을 해지하고 보험금의 처리도 거부하였다. |
일련의 과정을 살펴보면 보험회사가 계약을 해지한 것과 보험금의 지급을 거부한 것이 정당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보험회사의 고지의무 위반의 적용의 적정성은 상세한 기록을 확인해서 판단해봐야 하고 위반 사실을 계약자나 피보험자가 알고 있었는지도 중요하다. 실제 서류를 확인한 결과 CT 판독결과에서 폐병변이 있었고 폐암으로 수술한 부위와 동일하여 보험 가입 전 확인된 폐병변이 폐암으로 진단된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가입자는 폐병변이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으며 호흡기 관련 진료를 받은 사실도 전혀 없었고 의사에게 폐의 이상 소견이 있다는 설명도 들은 사실이 없었다.
상세한 사실관계를 확인한 결과 복부 CT 검사 결과의 모든 내용을 의사가 환자에게 설명한 것이 아니었으며 주된 병변은 요관결석으로 비뇨기과에서 시술을 받았고 췌장 결절에 관한 사항은 소화기내과에서 진료를 받았다.
고지의무 위반은 계약자 측의 고의, 중대한 과실로 볼 수 있어야 하는데 상기 사례는 가입자가 알고 있었던 사실을 임의적으로 숨긴 것이 아니며 의사의 CT 판독결과의 설명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중대한 과실로도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보험금 지급에 문제가 된 CT 판독결과 외 다른 내용을 알리지 않는 사실도 있었기 때문에 계약의 해지 처리는 적정하다고 볼 수 있었으나 폐암 청구 건에 관한 보험금 지급 거절은 부당하다는 의견으로 손해사정을 진행하여 보험회사의 재심사 후 관련 보험금이 가입자에게 지급되었다.
고지의무 위반은 계약자 측의 고의, 중대한 과실로 위반한 경우 알릴의무 위반의 효과가 발생한다. 고의나 중대한 과실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을 경우 강제 해지나 보험금 부지급 처리는 부당하다고 볼 수 있다.
[프로필] 한규홍 한결손해사정 대표
•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석사
• 금융소비자원 서울센터장
•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손해사정 자문위원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