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국세청이 불안한 경제심리를 악용, 거액의 수익을 챙긴 민생침해 탈세자에 대한 세무조사에 탄력을 붙인다.
정재수 국세청 조사국장은 30일 국세청 세종본부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지속적인 민생침해 탈세 대응에도 불구하고, 일부 사업자의 경우 여전히 서민의 피해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배 불리기에만 치중하고 있다”며 “사회·경제 동향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과 현장정보 분석 등을 통해 민생침해 탈세 혐의자들을 추가로 포착하여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현 정부 출범 후 지난 9월까지 학원가 등 민생침해 탈세자 246명으로부터 2200여억원을 추징한 바 있다.
이번에 신규로 착수하는 민생침해 탈세자는 ▲주식·코인 리딩방 운영업자 41명 ▲코로나 호황 병·의원 및 가담 업체 12명 ▲불법 대부업자 19명 ▲생활밀접 분야 폭리 탈세자 33명 등 총 105명이다.
현재 자산시장에선 벼락거지, 영끌 등 신조어에 편승해 지금 투자하지 않으면 경제적 낙오자가 된다는 포모증후군 현상이 퍼져 있다.
주식 리딩방 운영업자 A는 ‘수익률 300% 보장’, ‘미공개 폭등 작전주 정보’ 등 허위광고로 개미투자자들의 ‘VIP 멤버십’에 가입을 유도했다. 그리고 국내 미등록 결제대행업체를 통해 수억원대 고액 회원비를 결제토록 하는 수법으로 거액의 매출 신고를 회피했다.
코인 사업자 B는 가격 변동성이 높은 코인 시장 상황을 악용해 ‘코인 급등 장면’ 등 자극적인 개인방송으로 특정 거래소를 통해 ‘해외 코인 선물’ 투자를 유도했다.
B는 거래소로부터 받아 챙긴 투자자 알선수수료(리퍼럴 수수료)를 신고누락하거나, 가격이 높은 상장 초기에 매각하고 얻은 엄청난 발행·판매 수입은 신고누락하고, 코인 공급 관련 매입세액은 부당 공제 받았다.
법인 채굴장 운영을 챙긴 돈을 사주 개인계좌로 송금하는 수법으로 회삿돈을 빼돌렸다.
코로나 호황 병·의원들은 병의원 경비를 부풀려 불법 결제대행업체로 지출하고, 다시 그 불법대행업체로부터 수수료를 뗀 나머지를 페이백 받는 방식으로 돈을 빼돌렸다.
또한, 미술품 대여업체의 탈세 컨설팅 영업에 가담해 고가 미술품 렌탈비는 경비로 처리하고, 이 중 일부는 원장 가족이 현금으로 받아 챙겼다.
대부업자 C는 명망 있는 지역유지 행세를 하면서 고리 사채업으로 받은 이자수입은 신고누락하고, 자금난을 겪는 기업을 상대로 법정이자율 이상의 초고금리로 돈을 뜯었다.
그리고 담보로 잡은 기업체 주식으로 연체이자를 추심해 경영권을 빼앗았다.
식료품 제조유통업체 D는 과세신고 대상인 포장식품을 면세 대상인 원물로 둔갑시켜 부가가치세를 탈루했다.
SNS 광고로 인기를 얻자 소비자에게 개별택배 판매하는 방법으로 수익을 은폐하고, 가맹점으로부터 수취한 가맹비 등을 신고누락했다.
정재수 국세청 조사국장은 “앞으로도 국세청은 서민경제 안정을 뒷받침하면서도, 대다수 성실납세자에게 상실감을 주고 ‘공정과 상식’을 무너뜨리는 민생침해 탈세자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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