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이 자금경색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세무조사까지 받게 됐다.
통상의 정기세무조사지만, 과거의 전력을 살펴보면 수백억대 세금추징을 받을 수 있다
억울한 점이 있다면 불복절차를 통해 돌려 받을 수는 있지만, 일단 추징 세금을 전액 완납하고 절차를 진행해야 돼 한수원의 어려운 돈줄에 큰 부담이 발생할 전망이다.
2일 업계 등에 따르면 한수원은 지난주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으로부터 정기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한수원은 지난해 별도기준 영업이익이 8000억원에 달하며, 트리플 A급 신용도를 갖고 있어 세무조사로 수백억원을 추징 받더라도 전혀 문제가 없었으나 올해 상황은 다르다.
한수원에 대금을 줘야 할 한전의 돈 흐름이 막혀가는 데다가 한수원 자체도 지난달 채권시장에서 외부 자금을 끌어들이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한전과 한수원의 관계는 윗물과 아랫물 관계로 한수원이 전기를 만들면 한전이 사다 쓰는 구조다.
한전은 한수원 등 발전회사들로부터 전기를 사와 소비자에게 파는 중간유통상 역할을 하는데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평균 전력도매가격은 1킬로와트시(㎾h)당 253원으로 올해 초보다 100원 가까이 올랐다.
반면 판매가격은 110원대 머무르고 있어 한전이 졸지에 1킬로와트시(㎾h)당 150원의 손실을 보게 됐다. 이러한 구조는 과거에도 마찬가지로 한전은 연간 20조원의 공사채를 발행해 손실을 메꾸고 있었다.
올해는 국제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이 출렁이면서 전력도매가격이 훌쩍 뛰어올라 한전은 올해 최대 40조원의 손실을 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전은 손실을 메꾸기 위해 최고 수준의 우량 신용도를 무기로 6%대에 공사채를 팔고 있지만, 7개월째 지속되는 한국 무역적자, 가라앉지 않는 환율, 한국채권신용도를 무너뜨린 감진태 강원지사 레고랜드 지급보증 거부 사태(현재는 갚겠다고 선회) 후폭풍 등으로 인해 고전을 면치 못 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한수원 역시 지난달 채권시장에서 수요를 채우지 못해 유찰되는 등 어려움이 퍼지고 있다.
그마나 한수원이 그간 세무처리를 잘 해서 추징받는 세금이 적었으면 다행이나, 부실 세무처리로 매번 거액의 세금을 추징받고 있다.
한수원의 세무조사 추징금은 2008년에는 약 160억원, 2012년 약 300억원, 2017년 약 400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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