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상현 기자) 환경문제로 물의를 빚었던 석포제련소와 지구촌 최고의 아연 제조사를 계열사로 둔 영풍그룹 계열 휴대폰 회로기판 제조업체가 중부지방국세청 비정기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당사자는 확인을 거절했다.
경제신문 <아주경제>는 22일 “국세청은 지난달 말 중부지방국세청(이하 중부청) 조사1국 내 국제거래조사과 직원들을 경기도 안산시 소재 인터플렉스 본사에 투입, 세무조사에 필요한 세무·회계 자료들을 일괄 예치했다”고 보도했다.
인터플렉스 재무팀 관계자는 22일 본지의 확인 요청에 “세무조사를 받고 있지 않고 있고, 어떤 사실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국세청 관계자는 직접 확인 요청을 회피하면서도 “세무 자료 등을 예치했다는 것은 비정기 세무조사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중부국세청 조사1국은 1과, 2과, 국제거래조사과로 구성돼 있다. 국제거래조사과는 외국법인이나 외국인투자법인의 정기 세무조사와 비정기 세무조사를 모두 담당한다.
국제거래조사과가 비정기 세무조사를 맡은 만큼, 국세청이 영풍그룹이 해외 계열사를 이용한 공격적 조세회피 시도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보인다.
인터플렉스 해외법인으로는 ㈜영풍이 100% 출자한 영풍재팬(YOUNG POONG JAPAN Corp)과 ㈜인터플렉스 (49.9%)와 영풍전자(49.9%), ㈜영풍(0.2%)이 각각 출자한 중국 천진 소재 화하선로판유한공사,, 국내 모법인 인터플렉스가 100% 출자한 베트남 소재 인터플렉스비나(INTERFLEX VINA CO.,LTD) 등 무려 65개가 있다. 해외계열사는 영국과 인도, 호주 타운스빌, 카자흐스탄, 중국 대련, 상하이,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세계 도처에 두고 있다.
영풍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상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지정돼 있으며, 재계 서열로는 30위다. 영풍그룹 계열사들은 공동 창업주인 고 장병희 창업회장과 고 최기호 창업회장 각각의 후손들이 대를 이어 동업하면서 운영하고 있다.
인터플렉스의 최대주주는 (주)코리아써키트로, 지분율은 30.56%다. 특수관계인 포함 지분율은 47.72%다. (주)코리아써키트 최대주주는 (주)영풍이다. 대표이사는 고 장병희 창업회장의 차남 장형진 영풍그룹 회장의 장남인 장세준씨가 맡고 있다.
국내 비철금속계의 절대강자인 영풍과 고려아연이 그룹의 주축이다. 주력 사업은 아연 등 비철금속 제련업이다. 영풍은 경북 봉화군에 석포제련소를, 고려아연은 울산 울주군에 온산제련소를 각각 운영하고 있다.
김창기 국세청장의 고향인 봉화 소재 석포제련소가 영풍그룹은 계열사로, 환경오염 문제로 곤욕을 치렀다. 고려아연은 아연, 니켈 등 지구촌 선도 비철금속 업체다. 영풍과 고려아연, SMC(고려아연의 호주 자회사)의 연간 아연 생산량을 합하면 약 120만 톤으로 영풍 그룹이 세계 아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밖에 영풍전자와 코리아서키트 등 전자부품 제조기업, 대형서점인 영풍문고도 영풍그룹 계열사다. 장씨 가문이 영풍과 영풍문고, 전자 부문 계열사를, 최씨 가문이 고려아연과 기타 비철금속 부문 계열사를 각각 맡고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의 딸인 배우 윤세인씨가 영풍그룹 공동창업주인 최씨 집안의 며느리다. 또 고려아연 최장근 회장의 사위가 방성훈 스포츠조선 사장이다.
영풍그룹은 구씨와 허씨가 함께 했던 LG그룹처럼 평화롭게 갈라서지 못하고, 경영권 분쟁에 돌입했다는 게 증권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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