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앞으로 출국금지 대상인 고액체납자가 여권발급 즉시 해외도피를 시도할 경우 이를 제지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다.
정부는 5일 총리 주재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호화생활 악의적 체납자에 대한 범정부적 대응강화 방안’ 발표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현재는 여권이 미발급됐다면 출국금지를 할 수 없지만, 앞으로는 정당한 사유 없이 5000만원 이상의 세금을 체납한 사람 중 재산해외도피 우려가 상당할 때는 여권 미발급자도 출국금지가 가능하게 할 방침이다.
법무부는 조만간 출입국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을 추진하고, 출국금지제도 관련 국세청 간 실시간 공조를 위해 기관 간 전산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다.
또, 납부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고액의 국세를 상습적으로 체납한 사람의 경우 법원의 결정에 따라 최대 30일 이내에 유치장에 유치할 수 있는 감치명령제도를 도입한다.
감치대상자는 과태료 고액·상습체납자에 대한 감치규정에 따라 ▲국세 3회 이상 체납하고, 체납발생일부터 각각 1년이 지났으며, 체납 국세의 합계가 일정 금액(예상 1억원) 이상인 경우 ▲체납 세금 납부능력이 있지만, 정당한 사유 없이 체납한 경우 국세정보공개심의위원회 의결에 따라 법원에 감치청구를 할 방침이다. 단 체납 과태료가 1000만원 이상일 경우다.
국세정보공개심의위원회는 민간 출신 위원장 1명과 위원 5명, 국세청 내부위원 5명으로 구성되며, 출석 과반수로 의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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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치명령 제도 절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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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세관청의 감치 신청 → 검사의 감치 청구 → 법원의 결정 → 유치장․교도소 또는 구치소에 30일 이내 체납자 유치 |
[표=국세청]
정부는 감치 전 충분한 소명기회 주고, 같은 체납 사실로 인한 재차 감치 금지 등 인권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도 마련할 예정이다. 예정시행 시기는 내년부터다.
체납자 재산조회범위도 대폭 확대된다.
정부는 5000만원 이상 고액체납자의 재산을 은닉한 혐의가 있는 체납자의 배우자, 6촌 이내 혈족, 4촌 이내 인척까지 금융조회를 허용할 계획이다.
현행 금융실명법은 체납자 본인의 금융거래정보 조회만 허용하고 있어, 친인척 계좌 등 제3자 명의로 재산을 은닉한 경우 추적조사가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국세청은 빅데이터를 이용해 정교하게 호화생활 악질 체납자 추출하고, ‘실거주지 분석 모형’을 활용해 위장전입 체납자 가택수색 추적조사의 효율성을 높일 예정이다.
고가주택 거주자와 고급자동차 보유자 등 호화생활 혐의자를 중점관리 대상자로 선정해 수색을 강화하고, 고의적 체납처분 회피행위에 대해서는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체납자 본인과 조력자 등을 형사고발할 방침이다.
관세청은 관세 체납자 및 명단이 공개된 국세 체납자에 대하여 여행자 휴대품, 해외 직구물품 등을 집중 검사하고, 체납자가 타인 명의로 수입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타인명의 수입 추적시스템’을 개발할 예정이다.
국세청은 출국금지에 대한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주거형태, 소비지출, 재산현황 등 생활실태를 파악해 재산은닉 혐의가 있는 악의적 체납자는 적극 출국금지를 요청할 방침이다.
또한, 가족의 재산변동 상황 등 체납처분 회피혐의 입증을 위한 증빙서류를 최대한 확보하고, 행정소송이 제기되는 경우 법무부와 공동대응하는 등 유기적 협력체계를 구축해 출국금지 제도의 실효성을 높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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