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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호화생활 체납자 "관세청도 주시한다"

고의체납엔 '철퇴'...기업의 어려움엔 '도움의 손길'

'체납징수활동'. 대부분 국세청이나 지방자치단체의 업무로 생각하지만 관세국경을 지키는 관세청도 주인공 중 하나다. 체납관리대상 대부분은 수출입 업체로 주류, 농산물, 의류 등 국민안전과도 직결 되는 만큼 가능한 한 모든 정보를 활용해 추적하고 있다.

철저한 체납자 정보분석을 바탕으로 '호화생활 체납자'를 찾아내는 '서울본부세관 체납관리과'의 활약상을 기획보도한다. [편집자 주]

 

 

 

(조세금융신문=박가람 기자) ‘호화생활 체납자’. 고가의 주택과 자동차를 소유하고 해외를 내집 드나들 듯 하면서도 정작 세금은 내지 않는 이들을 뜻한다. 

 

잘 나가는 의류업체 대표였던 A씨. 중국에서 들여온 의류를 낮은 가격으로 신고하고 관세까지 체납해 2012년 서울세관에 적발됐다.

 

이후 본인 명의의 의류업체를 폐업하고 잠적한 A씨. 수사에 난항을 겪던 중 서울세관은 최근 A씨가 동생 명의의 의류업체에 근무한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사업장을 방문한 서울세관 직원들은 사장 자리에 앉아있는 A씨를 발견했다. 홍보책자, 공사대금 청구서와 명함에 적힌 대표이사의 이름은 A씨. 법인등기부상에는 동생이 대표이사로 되어 있었지만 실질적인 소유주는 A씨라는 정황이 포착됐다.

 

이후 체납자 A씨가 살고 있는 집을 찾아갔다. 주민등록상 체납자와 배우자는 따로 등록되어 있었지만 자동차로 고작 15분 거리. 서울세관은 두 사람이 같이 살고 있을 거라 추정하고 각각 방문했다.

 

관세포탈·체납 후 호화생활, 딱 걸렸네!

 

늘 그렇듯 체납자의 집에 들어가기란 쉽지 않다. 문을 열어 달라고 수십번 설득해도 안 되면 경찰과 함께 강제로 문을 여는 수밖에 없다.

 

A씨가 거주하는 곳은 분당 고급 오피스텔로 친구가 거주하는 곳에 본인이 무상 거주 중이라 했다. 

 

하지만 배우자와 자녀가 살고 있는 곳은 A씨 동생 명의로 된 인근의 주택은 최소 23억에서 25억에 달하는 고가였다. 심지어 고급 리스차량을 몰고 다니는 등 도저히 체납자의 모습이라 보기는 어려웠다.

 

서울세관은 배우자에게 체납액을 납부할 수 있도록 A씨를 설득해 달라했지만, 배우자는 “나는 체납자가 아니다. 남편과 직접 얘기하라”며 퉁명스럽게 대했다.

 

A씨 역시 납품 업체의 부도와 불경기 등으로 업체가 어렵다며 되려 ‘가산금 깎기’를 요구하는 등 체납액을 납부할 생각은 없어보였다.

 

결국 A씨 가택수색에 들어간 서울세관 체납관리과는 그곳에서 고가의 가방, 명품시계, 고급 가구, TV 등 3000만 원가량의 동산을 압류했다.

 

이어 금융계좌 압류와 소멸시효 중단을 통해 체납세액 납부를 끈질기게 종용하자 체납세액 15억 원 전액 납부를 확약 받았다.

 

해외출국이 잦은 체납자. 게다가 거액의 상속자? '수상해~'

 

서울세관 체납관리과에서는 체납액 미납 외에도 수상한 낌새 하나 그냥 넘기는 법이 없다.

 

체납자 B씨의 경우 해외출국이 많은데 비해 관세 납부액이 턱없이 적었다. 게다가 최근에는 부친 사망으로 상속받은 부동산이 B씨에게 송금된 사실도 발견됐다.

 

2인 1조로 B씨가 사는 거주환경 조사에 나선 세관 직원들은 아파트 주차장에서 B씨 소유의 고급 외제차 3대를 확인했다.

 

 

가택수색을 결정한 서울세관 직원들이 B씨 집을 방문하자 가족들은 적잖이 당황했는데, “우리 집이 방송으로만 봤던 체납자 수색을 당하는 거냐”며 청심환을 찾기도 했다고.

 

서울세관 직원들은 끈질긴 설득 끝에 현금 200만원과 고가의 손목시계 11점을 압류했다. 또한 상속받은 재산을 의도적으로 은닉해 체납처분 면탈죄 고발을 예고하자 그제야 체납액 전액 3억6000만원을 납부하겠다고 확약했다.

 

어쩔수 없는 사정엔 '공감'

 

이처럼 서울본부세관 직원들이 체납자들을 쫒고 있지만 무작정 납부를 독촉하지는 않는다. 관세체납자 중에는 호화생활을 누리는 이들이 있는 반면,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체납자가 된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소규모로 화장품 도소매 무역을 하는 C사는 올해 4월 조립식 창고 화재 사고를 겪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창고 보관 물품과 사무용품이 모두 불에 타버렸다. 수입한 물품 판매에 차질이 생겨 납세담보, 금융권 대출연장이 막히고 거래처 납품이 어려워지며 결국 세금 1700만원을 내지 못했다.

 

이러한 업체의 사정을 알게 된 서울본부세관은 직접 화재 현장을 방문하고 체납자 상황에 맞는 분할납부 횟수와 금액을 제시했다.

 

세관에서의 체납처분유예 승인으로 업체는 수입통관을 지속할 수 있게 됐고 금융거래와 영업도 정상적으로 가능해졌다.

 

대기업으로부터 골프의류를 납품하는 중소기업 D사는 기존에 중국에서 제품을 생산하다가 인건비 상승으로 베트남으로 공장을 이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일시적으로 자금투입이 늘면서 관세체납이 발생했다.

 

기업의 어려움에 공감한 서울세관은 먼저 수입통관을 허용했고, 6개월 간 업체와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분납기한 조정을 통해 D사는 4700만원의 체납액을 완납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본부세관 체납관리과 김은정 팀장은 “일시적 경영자금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의 경우엔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정상적인 사업 활동으로 체납세액을 조기에 정리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상담과 체납처분 유예 승인을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지만 세금을 납부할 수 있는데 고의로 재산을 숨기고 호화롭게 사는 체납자는 끝까지 추적해 강력한 징수활동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체납자 은닉재산 제보로 체납액 징수에 기여한 신고자에게는 최대 10억원의 신고포상금이 지급된다. 은닉재산 신고는 관세청 홈페이지나 콜센터 국번 없이 125번이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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