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종태 기자)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로 유명한 소설가 김진명(67)씨가 29억원의 세금을 체납하고, 개그맨 이혁재(51), 스타 셰프 에드워드 권(권영민·53)도 수억대 세금을 내지 않아 고액·상습체납자로 이름이 공개됐다.
17일 국세청은 2억원 이상 국세를 1년 넘게 체납한 고액·상습체납자 9천666명의 명단과 인적사항 등을 홈페이지에 이날 오후 공개했다고 밝혔다.
올해 신규 공개 대상자는 개인 6천33명, 법인 3천633개로 총 체납액은 6조1천896억원으로 집계됐는데, 2억원 이상 고액·상습체납자들에 대해 성명·상호(법인명), 나이, 직업, 주소, 체납액의 세목·납부기한 및 체납 요지와 체납자가 법인인 경우에는 법인의 대표자 명단을 공개했다.
신규 공개 대상자는 작년(7천966명)보다 1천700명 늘었다. 체납액도 5조1천313억원에서 1조583억원 증가했다. 구간별로 2억원 이상∼5억원 미만 체납자가 7천465명으로 전체의 77.2%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중 100억원 이상은 0.4%인 35명이었으며, 주된 거주지역(법인은 소재지)은 경기·서울·인천 등 수도권이며 나이로는 50대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최고액 체납자는 불법 온라인 도박업체를 운영한 이현석(39)씨로 종합소득세 등 2천136억원을 내지 않았다. 이씨를 비롯해 개인 체납액 상위 10명에는 도박업체 운영자가 다수 포함됐다. 상위 10명 가운데 이씨가 일하는 도박업체 '팬더'에서만 이씨 등 3명이 모두 5천273억원을 납부하지 않았다.
유명인으로는 소설가 김진명씨가 2017년 종합소득세 등 총 15건, 28억9천100만원을 체납해 명단에 포함됐다. 김씨는 1993년 첫 출간작인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출간 1년 만에 600만부 판매로 밀리언셀러 작가로 거듭났고 이후에도 여러 작품 활동을 통해 인문학 강의를 이어오고 있다.
개그맨 출신 이혁재 씨도 이름을 올렸다. 개신교 신자인 이씨는 주식회사 크리스찬메모리얼센터의 대표다. 이 회사는 기독교 장묘시설을 운영하는 곳이다. 이씨는 2021년 부가세 등 4개 세목에서 8건의 세금 2억2300만원을 체납했다.
이씨가 출자한 크리스찬메모리얼센터는 같은해 부가가치세 등 2개 세목에서 2건의 세금 총 3억3300만원을 체납해 이씨와 함께 법인이름도 공개됐다.
1세대 셰프테이너(셰프+엔터테이너) 에드워드 권은 종합소득세 등 3억4천300만원을 내지 않아 이름이 공개됐다. 권 셰프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판 고든램지' 별명이 붙기도 했다. 그는 유명세를 탄 이후 여러 레스토랑을 운영했고 외식사업과 식품사업이 주력인 이케이푸드를 세우기도 했다.
올해 대상자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가수 최성수씨도 2017년부터 체납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풀잎사랑'으로 알려진 최씨는 2017년 양도소득세 등 3개 세목에서 7건의 세금 총 3억6300만원을 체납했는데, 8년이 지난 지금도 체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법인 최고액 체납자는 부동산임대업을 운영한 자이언트스트롱㈜으로 법인세 등 444억원을 체납했다. 대표자는 일본인 와타나베 요이치 씨다.
이 밖에 제삼자를 우회해 주식 양도 대금을 특수관계법인에 은닉한 개인 체납자나 전(前) 대표자에게 토지 양도대금을 빼돌린 체납 법인 등의 사례도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이번에 공개된 고액·상습 체납자는 압류·공매 등 강제징수, 출국금지·체납자료 제공 등 행정제재에도 체납세금을 내지 않아 명단을 공개했다"며 "재산은닉 혐의가 높은 체납자는 실거주지 수색, 사해행위취소 소송 제기, 체납처분면탈범 고발 등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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