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금융당국의 고강도 대출규제와 기준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11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11월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3조원 증가한 1060조9000억원이었다. 이같은 증가폭은 공모주 청약증거금 반환 등에 따라 가계대출이 전월대비 1조6000억원 줄었던 지난 5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로 은행들이 잇따라 대출 조이기를 강화하면서 가계대출 증가폭이 둔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주택담보대출은 776조9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4000억원 증가했다. 지난 10월의 4조7000억원과 비교해 절반 수준이다.
이에 대해 한은은 주택거래 관련 자금수요 둔화, 집단대출 취급 감소 등에 따른 결과로 분석했다.
박성진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개별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주택 거래량이 다소 둔화되고 있는 상황이 영향을 미쳤다. 집단대출의 경우 중도금 대출상환분이 좀 있었기 때문에 그 증가폭이 조금 줄었다. 전세자금대출도 소폭이지만 줄어들었다. 이런 것들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전체적으로 영향을 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해서 가계 대출이 많이 줄기는 했지만, 전세자금대출 대출 자체가 크게 줄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12월까지는 금융권의 가계대출 관리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12월이 주택 거래에 있어서 비수기적인 성격도 있어 일단은 연말까지 둔화 흐름이 이어질 걸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가계 기타대출 잔액은 11월말 기준 282조9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5000억원 늘었다. 신용대출의 전월 대비 증가폭은 8월 3000억원에서 9월 8000억원으로 증가했다가 10월과 11월 모두 5000억원으로 줄었다.
반면 가계대출과 달리 기업대출 증가폭은 확대되는 흐름을 보였다.
지난 11월말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1068조4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9조1000억원 증가했다. 매년 관련 통계 속보치가 작성된 2009년 6월 이후 11월 기준으로 사상 최대 증가폭이다.
기업대출 중 대기업 대출 잔액은 181조원으로 전월 대비 2조8000억원 늘었다. 이 또한 11월 기준으로 통계 작성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6조4000억원 증가한 887조4000억원이었다. 이 중 개인사업자 대출은 전월보다 2조7000억원 늘어난 421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11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던 2020년 11월의 7조원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박 차장은 “기업대출은 가계대출 관리에 따른 풍선효과라기보다는 시설 자금 수요가 계속되고 있어 그 영향으로 보고 있다. 개인사업자 대출이 예년 수준의 증가 폭을 보였고 중소기업 대출이 기업대출 증가세를 주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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