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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체크] 국세청, 롯데GFR 세무조사 착수...②롯데지주 자문 후 먹구름 '1원 매각 우려'

롯데쇼핑 계열 패션 사업 접고, 롯데지주 계열 관계사에 비용 지출
특수거래 비중 높은 자회사의 돈을 녹여 타 계열로 돌리는 전형적인 수법
롯데 내부출신 임원 줄줄이 사퇴
롯데쇼핑, 롯데브랑제리 등 1원 깡통매각 전례 있어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롯데GFR의 진짜 악몽은 판관비가 아니다.

 

◇ 롯데GFR 저금통 깨서 롯데지주 등 관계사 지원

 

2018년 3월 통합 이전 롯데GFR(엔씨에프)의 사업구조는 수수료를 주고 물건을 떼다가 롯데백화점(매출은 롯데쇼핑으로 잡힘)이나 롯데역사 등 롯데쇼핑 산하 매장에 공급하는 것이었다.

 

2017년 이전까지 롯데GFR이 롯데쇼핑과 롯데역사에서 올리는 매출 수익이 높았던 것은 그러한 이유 때문이었으며, 이 구조에서 롯데GFR의 이익률이 결정됐다.

 

 

그런데 2018년 이후 롯데GFR은 롯데쇼핑과 롯데역사에 물건을 공급하던 것을 끊기 시작했다. 자사가 영위하던 패션사업을 상당수 정리한 것이다.

 

2018년 3월 기준 해외 브랜드 13개 중 2019년 말 기준 6개를 차례로 정리했고, 2020년에는 훌라‧폴앤조‧소니아리키엘‧짐보리‧꽁뜨와데꼬또니에 브랜드도 정리했고, 올해 초에는 아이그너‧콜롬보 노블파이버도 접기로 했다. 2021년 2월 기준 잔여 브랜드는 롯데백화점 GF에서 넘어돈 겐조‧빔바이롤라와 엔씨에프가 쥐고 있던 나이스크랍 정도다.

 

대신 롯데GFR은 개업 이래로 알뜰살뜰 모은 이익잉여금을 까먹으며, 거꾸로 롯데쇼핑에서 용역과 재화를 매입하기 시작했다. 통합 이전 30억원 안팎의 매입 비용이 2018년 47.5억원, 2019년 182.3억원, 77.9억원으로 훌쩍 뛰었다.

 

패션사업과 무관한 계열사의 용역과 재화도 매입했다.

 

롯데지주의 경영자문, 롯데글로벌로지스의 택배‧운수, 롯데렌탈의 자동차 등 렌탈, 롯데정보통신과 롯데인천개발 등 얼핏 패션사업과 큰 관련이 없는 회사에도 비용을 썼다.

 

이중 신동빈 회장과 관련이 있는 회사는 신동빈 회장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롯데지주, 그리고 롯데지주의 계열사인 롯데글로벌로지스, 롯데정보통신이다.

 

롯데렌탈은 호텔롯데 소속이나 연간 10억원의 급여를 신동빈 회장에게 지급하고 있다.

 

롯데인천개발은 롯데쇼핑 산하의 계열사로 인천터미널 임대사업을 하는 특수목적회사지만, 사업이 잘 풀리지 않아 롯데쇼핑 현금흐름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회사는 아니다.

 

이러한 연유로 롯데 관계사들은 2018년 기준 롯데GFR에 쌓인 190억원의 이익잉여금과 670억원의 자본을 차례로 갉아먹었다.

 

롯데 관계사들에게 매출로 올려주는 금액(특수관계자 비용)이 2018년 64.3억원에서 2019년 195.3억원으로 늘어났고, 매출이 반토막 나는 2020년 시점에서도 97.0억원의 돈이 관계사들에게 빨려나갔다.

 

이는 회사 결손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롯데그룹 전체로 보면 왼손(롯데 관계사)에서 오른손(롯데 GFR)으로 가던 돈을 오른손(롯데GFR)에서 왼손(롯데 관계사)으로 바꾼 것 아니냐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자본 전체를 보았을 때의 판단이고 롯데GFR 개별로 보면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는 결정이다.

 

무엇보다도 롯데GFR의 거래구조를 완전히 들어내어 현금을 각종 명목으로 관계사로 돌리는 것이기에 단순히 왼손, 오른손 문제라고 치부하기는 어렵다. 자본 부당지원 우려 등 공정거래 사안이 제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자문 후 우량→적자

롯데지주, 칼질에 관여했나

 

한 가지 의문은 롯제지주의 경영자문이다.

 

2017년 롯데그룹은 한국 롯데와 일본 롯데, 그리고 0.1%도 안 되는 지분으로 거미줄 같이 수 없는 계열사를 정리해야 했었다. 특히 신동빈 회장의 한국 롯데와 신동빈 회장의 형 시게미쓰 히로유키의 일본 롯데와의 계열 정리가 필요했다. 

 

이 과정에서 롯데쇼핑의 구조가 크게 흔들렸고, 엔씨에프-롯데百 GF의 통합으로 롯데GFR이 탄생한 것이다. 

 

그런데 새로 출범한 롯데지주가 경영 자문에 참여한 2018년부터 롯데GFR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롯데GFR은 원래 작지만 차곡차곡 이익을 쌓아가는 기업이었으며, 2017년 기준 이익잉여금이 192.5억원에 달했다.

 

그런데 롯데지주는 2018년부터 롯데GFR에 경영자문 명목으로 회사 내부사정에 관여하기 시작했고, 이 가운데 롯데GFR의 패션사업이 크게 약화됐으며 롯데지주나 롯데 관계사들에게 돈을 대주는 회사 신세가 됐다.

 

롯데지주는 롯데GFR에 회계‧경영 관련 자문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롯데GFR에 타격을 입한 거래구조 변경을 롯데지주가 몰랐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우량회사가 적자회사로 뒤바뀐 것에 롯데GFR 내부서도 논란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6~2017년 롯데GFR의 성공신화를 쓴 설풍진 대표가 2019년 1월 사직서를 냈고, 뒤를 이어 롯데 내부출신 정동혁 대표와 신세계 외부출신 정준호 대표를 공동대표로 들여왔다.

 

정동혁 대표는 롯데백화점 러시아지점장과 상품본부장 등 롯데백화점 매장업무를 맡은 바 있으며, 설풍진 전임 대표와 같은 영업‧판매‧관리의 전문가였다. 그러나 정동혁 대표도 취임 2개월 만인 2019년 3월 사퇴했다. 정동혁 대표 사퇴 후 롯데 내부출신 임원 가운데 롯데GFR 대표로 간 임원은 단 한 명도 없다.

 

 

정준호 대표의 이력에는 신세계 해외‧면세 사업부가 있지만, 설풍진‧정동혁 등 롯데 내부출신 임원들과 달리 국내 백화점 매장을 관리한 경험은 확인되지 않는다.

 

패션사업은 브랜드 가치를 내세워 백화점 매장에서 재화를 파는 사업인데 매장 사정에 능통하다고 할 수 없는 인물이 패션회사 대표로 있는 셈이다. 이는 현재 롯데GFR 대표에게 요구되는 역량이 무엇인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 깡통회사와 1원 매각

 

자본 시장에서는 재벌기업들이 특수거래에 의존하는 우량 자회사의 거래구조를 바꾸어 관계사들이 매출 형태로 이익을 빨아가 자본잠식으로 만든 다음 사업을 정리하고 나머지를 1원에 합병하는 일이 종종 일어난다.

 

소위 ‘1원 매각’ 수법이다.

 

재벌닷컴이 2015년 2월에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에스에스엘엠), GS그룹 4개사(GS플라텍, 코스모앤컴퍼니, 코스모산업, 코스모촉매), 이랜드그룹 2개사(프리먼트, 리드온), 동부(동부팜), LS그룹(트리노테크놀리지)이 1원 매각의 대상이 됐다.

 

 

롯데 GFR의 미래는 암울하다.

 

2020년 기준 자본금이 437억원인데 계열사 간 거래에 따른 결손금 누적속도가 2018년 –61.8억원, 2019년 –95.7억원, 2020년 -162.9억원으로 점점 빨라지고 있다.

 

현 추세가 유지된다면, 롯데GFR은 향후 5년 내 결손금 누적으로 인한 완전자본잠식이 될 수 있으며, 회사의 가치는 0원이 되고 1원 매각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롯데쇼핑 내부에는 롯데브랑제리라는 실 사례가 있다.

 

롯데브랑제리는 롯데백화점에서 물건을 팔고, 롯데캐피탈에서 돈을 가져다 쓰며, 롯데 관계사에서 식자재를 납품받는 업체였다. 재벌빵집 논란으로 사라졌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계열사간 비용구조에서 늘 손실을 보았다.

 

하지만 위 거래구조를 보듯이 계열사에게 합리적으로 비용을 지불했다면, 얼마든지 안정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업체였다. 그러나 롯데 관계사들은 롯데백화점 임차료, 롯데캐피탈 이자비용 등 각종 명목으로 완전 자본잠식까지 롯데브랑제리의 돈과 재산을 빨아들였다.

 

창사 14년이 되는 해였던 2014년 롯데브랑제리는 1원에 롯데쇼핑에 매각됐고, 롯데브랑제리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조세금융신문은 이번 세무조사와 관련 답변을 듣기위해 롯데GFR 측에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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