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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전! 세무조사] 흑자 비상장법인 활용한 경영권 우회승계와 증여세 탈루

— 자녀가 100% 대주주인 흑자 비상장법인에 자산 증여, 세금 없이 경영권 물려주기
— 국세청, ‘상증법’상 특정법인과의 거래를 통한 이익분여 증여의제로 봐 증여세 추징

(조세금융신문=이상현 기자)  하림그룹 김홍국 회장이 장남인 김준영 씨에게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해 사내 계열사였던 한국썸벧을 ‘한국썸벧’과 ‘올품(옛 한국썸벧판매)’으로 물적분할한 뒤 올품 지분 100%를 장남에게 증여하고 수년간 일감을 몰아준 혐의로 올초 시작된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았다. (중간에 중단된 적이 없었다면 국세기본법상 끝나고도 남았다. )

 

장남 김준영씨는 올품 지분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100억원의 증여세를 냈다. 그런데 증여세 낼 돈을 올품의 유상감자로 마련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대주주가 기업의 이익을 빼갔다”는 안팎의 지적을 받았다.

 

국내 재벌기업들의 대주주들이라면 대부분 직간접 구사했던 수법인데, 요즘은 중견・중소기업 오너들도 서슴지 않고 따라하다가 국세청으로부터 덜미를 잡힌 사례가 많다.

 

자녀들이 대주주로 등재돼 있는 비상장법인에 그룹 총수인 아버지가 고가의 부동산과 주식을 증여하면서 증여세 등 세금을 탈루, 세부담 없이 막대한 이익을 무상 이전하면서 그룹 경영권도 넘겨주는 사례는 전형적인 국세청 세무조사 사례다.

 

기업집단 총수인 A씨는 본인 소유 주식과 부동산을 자녀들이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어 세법상 특수관계인으로 분류되는 흑자 법인 K사에 증여한다. A씨로부터 비상장주식과 부동산을 물려받은 자녀들의 K사 주식(비상장, 지분율 100%) 가치가 크게 뛴다.

 

하지만 현행 세법상 법인이 자산 등을 무상으로 증여 받는(수증) 경우, 해당 자산의 시가 상당액을 자산수증익으로  산정해 법인세 대상 과세소득에 포함하는 것이지 증여세 대상은 아니다. 증여세는 개인 또는 비영리법인 등이 증여 받았을 때만 무는 세금이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그러나 A씨가 K사에 증여한 자산에 증여세를 부과했다. ‘특정법인과의 거래를 통한 이익의 증여의제’에 해당된다고 본 것이다.

 

국세청 조사국의 세무조사 결과, A씨가 흑자를 내고 있는 특수관계 자회사 K사에 자산을 무상 증여하는 방식으로 우회적・편법적으로 경영권을 편법승계 했음을 확인했다. 조사 결과 자녀들이 100% 지분을 보유한 흑자 법인(비상장)이 A씨로부터 물려받은 비상장주식의 법인이 적자 법인이라서 K사의 자산수증익도 없어 법인세도 내지 않았다.

 

국세청은 결국 A씨 자녀들이 A씨 법인의 비상장주식 등을 물려받은 후 상승한 K법인 주식 가치 수백억원(이익)을 나눠 가진 것으로 봐 증여세 수백억원을 추징했다.

 

특정 법인과의 거래를 통한 이익을 증여한 것으로 보는 조항을 담은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5조의5에 따르면, 지배주주와 그 친족이 직간접 보유하는 주식보유비율이 30% 이상인 법인(특정법인)이 지배주주의 특수관계인과  거래할 경우 해당 특정법인의 이익에 특정법인 지배주주 등의 지분율을 곱한 금액을 지배주주가 증여받은 것으로 본다.

 

최근 재벌기업 오너들이 물적분할 등의 방법으로 회사를 쪼개 그 회사에 이익을 몰아줘 키운 흑자 비상장법인에 자신의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을 물려주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 흑자 비상장법인은 대개 자녀들이 대주주인 경우가 많아 경영권을 우회적으로 물려주는 수단이 되고 있다. 특히 오너가 물려준 주식이 적자 법인 것이거나 그 법인의 이월결손금이 많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 주식을 증여받은 흑자 비상장법인의 법인세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점도 중요하다.

 

일부 재벌가에서는 심지어 이런 패턴의 우회적 경영권 승계를 활용하기 위해 일부러 상장회사를 상장폐지토록 하는 경우도 더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 대주주의 전환사채(CB) 활용 편법증여와 경영권 승계로부터 드러나기 시작한 기업인들의 수법은 최근 회사 물적분할을 악용한 방식까지 날로 진화해왔다.

 

이런 진화는 미국에서 공부한 회계사들과 전직 국세청 관료들이 암약하는 대형로펌들의 부단한 연구개발(R&D)의 성과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시간이 부자편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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