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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체크-이재명 주택정책下] “주기 위해 걷는다” 국토보유세 시행 시 국민 90%가 혜택

교육‧생계 위한 최소안전판 ‘기본소득’
땅값 상승으로 인한 생산자‧소비자 부담 해소
지대수익에 쏠린 부…조건 없는 공평분배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비필수 부동산에 대한 세금 인상을 징벌이 아니라 우리 사회 공동체를 위해 필요한 일이고 조세 부과 혜택을 나도 받는다고 생각하게 하면 조세 저항은 매우 적어질 수 있다. 그것이 바로 국토보유세다. 부담된 보유세를 온 국민에게 공평하게 전액 되돌려 준다는 것이 기본소득이다(6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부동산 시장법 제정' 국회토론회에서 이재명 경기도 지사의 발언).

 

유럽이나 미국은 어디다 쓸지를 정하고 세금을 거두는 것이 정석이다. 반면, 한국에서는 쓰겠다와 거두겠다는 말이 따로따로 다뤄진다.

 

이 지사는 자신은 ‘쓰기 위해 걷겠다’라는 의사를 거듭 강조했다.

 

이 지시가 쓰려는 분야는 기본 소득(소득 양극화 완화), 쓰기 위해 거두는 부분은 땅에서의 증세다(국토보유세).

 

 

◇ 한계에 봉착한 일자리 복지

 

전 세계 양극화의 순환고리는 자산 양극화 -> 교육 양극화 -> 소득 양극화 -> 자산 양극화로 돌아간다.

 

한국을 포함해 각국 정부는 소득 양극화를 겨냥한 오랜 전법이 있다. 경제성장을 통한 좋은 일자리 창출이다. 기업들의 고용창출력이 경상성장률에 맞춰 유지되거나 같이 성장할 때, 그리고 직업전선 참가자들의 출발선이 너도나도 비슷할 때 효과가 좋다.

 

그런데 4차 혁명시대를 앞두고 의문이 생긴다. 4차 혁명의 키워드는 ‘고효과’가 아니라 ‘고효율’이다. 100원 벌 것을 1000원 벌게 됐다는 뜻이 아니다. 수백명이 가득 찼던 공장이 지금은 단 세, 네 명이면 충분히 가동한다는 뜻이다.

 

해법은 교육과 복지다. 2018년 9월 클라우스 슈밥 다보스포럼 회장은 20개국 기업인들이 4차 산업혁명으로 직업이 늘어난 것이라고 관측한 데 대해 이는 기정사실이 아니며, 4차 혁명시대에 적응할 수 있도록 ‘교육’을 강화하고, ‘노동자 보호’를 위한 사회안전망이 없으면, 냉혹한 결과를 맞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가난해진 가정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해도 집에 쌓아둔 돈이 좀 있다면 안심할 수도 있다. 쌓아둔 돈으로 4차 혁명시대에 맞는 교육을 받으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 가정 상황은 넉넉하지 않다.

 

경제성장으로 번 돈은 정부, 기업, 국민(가계) 셋 중 하나로 들어간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총국민소득 중 가계소득 비중은 1998년 72.8%에서 2017년 61.3%로 11.5%p 줄어든 반면, 기업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8년 13.9%에서 2017년 24.5%로 10.6%p 늘었다.

 

총조정처분가능소득(세금 등을 빼고 내가 쓸 수 있는 소득 영역)에서 가계가 차지하는 비중의 경우 1998년 73.9%에서 2017년 64.2%로 9.7%p 줄어든 반면,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10.5%에서 20.2%로 9.7%p 증가했다.

 

가계는 번 돈도 줄고, 쓸 수 있는 돈도 줄었다.

 

일각에서는 기업에서 번 돈 중 근로자에게 주는 임금 배율이 높아졌다고 주장한다(노동소득분배율의 개선). 가계소득 비중이 줄은 건 자영업자 수가 줄어서라는 논리다. 이 논리대로 노동소득분배율은 1998년 60.2%에서 2018년 63.8%로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자영업자가 일한 기여분이 포함되지 않은 수치다. 이 기여분을 감안하면, 영업잉여에서 가계에 돌아가는 비중은 1998년에서 2012년 사이 9.1%p 줄어든다(조정노동소득분배율).

 

게다가 경제활동 인구가 2000년 2215만1000명에서 2020년 2869만8000명으로 늘었는데 가계소득 비중이 줄었다는 점은 가계 형편이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양극화지표까지 감안하면 현실은 더 암울해진다.

 

 

 

◇ 근로의욕 올리는 기본소득

 

시장에서 답이 없다면, 정부 복지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2021년 한국의 복지예산 규모는 약 50조원이다. 5000만 국민에게 1인당 100만원을 줄 수 있는 돈이다. 그런데 체감은 잘 하지 못한다.

 

주된 요인으로 꼽히는 것이 ‘어려운 사람을 두텁게 돕는 것’이다. 얼핏 좋은 말 같지만, 하려면 요구사항이 많다. 누가 어려운 사람인지 구별하고, 얼마나 두텁게 도와줄지 심사해야 한다.

 

돕는 방식이 복잡하면 복잡할수록 수혜계층이 체감하는 돈의 규모는 점점 줄어든다. 육아수당과 중증장애인 수당의 경우 지원대상에게 주는 게 아니라 유치원이나 요양병원에 가야지만 지원이 된다. 이런 기관들은 급식, 의료, 교육 등 외주를 주기도 하는데, 이러한 외주에는 이윤이 붙는다. 이윤이 붙는 만큼 복지 수준은 떨어진다.

 

때문에 수혜계층에 직접 지원하자는 제안은 수십년간 계속돼왔다. 그러나 선별복지를 안 하면 유흥비 등 엉뚱한데 쓴다는 우려에 밀려 시행은 되지 않았다.

 

그런데 기본소득 연구에서는 이러한 우려의 근거가 뚜렷하지 않다고 반박한다. 기본소득의 목적은 최저생계비 보장이기 때문이다. 최저생계비로 가끔 유흥이나 문화까지 쓸 수는 있겠지만, 그 대가로 하루 한 끼로 계속 버티는 것은 가능하지가 않다.

 

기본소득을 주면 일을 안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세계은행과 해외 사례, 한국에서의 연구결과에서는 거꾸로 기본소득이 현재 복지제도보다 근로의욕이 더 끌어올린다는 보고가 나온다.

 

이유는 현 복지 구조는 일정 수준 이상 소득이 늘어나면 세금부담이 덩달아 늘고, 복지지원금은 줄어서 ‘일하면 손해인 구간’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반면, 기본소득은 일하면 손해인 구간이 없다. 세금 없는 직접지원이기에 일한 만큼 소득이 늘어나는 덕분이다. 2017년 12월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최한수 연구위원이 수행한 ‘각국의 기본소득 실험이 한국에 주는 정책적 시사점’ 연구의 결과다.

 

 

 

◇ 어디서 빼서, 누구에게 주나

 

기본소득은 축적만 하고 생산과 소비에 투입되지 않는 부를 세금으로 분배해 생산과 소비에 쓰겠다는 개념이다. 지급하는 방법과 걷는 방법에서 다른 이름을 쓸 뿐 세금의 소득재분배 원칙은 그대로다.

 

그리고 이 지사의 기본소득론은 현 세금과 복지체계로는 현 양극화에 해법이 안 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물론 비판도 있다. 기본소득을 줄 돈이 어디 있느냐는 것이다. 이 지사는 그 일부의 해답으로 국토보유세를 제시한다. 소득 격차보다 더 심한 부동산 자산 격차을 재원의 일부로 삼겠다는 것이다.

 

우리가 빚내서 집을 사면 그 돈은 건설사에 일부 들어가고 상당수는 은행과 땅주인에게 들어간다. 이에 따라 땅값은 경제성장률에 따라 오르게 되어 있다. 이 구조 자체는 나쁜 게 아니다.

 

나쁜 것은 과도하게 오른 땅값이다. 과도한 땅값상승은 경제적 비효율을 낳고, 성장에도 도움이 안 된다.

 

높은 땅값이 경제적으로 비효율적인 이유는 생산자와 소비자는 가난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오른 땅값은 지대수입, 임대수입 상승으로 전환되는데, 높은 임대료 때문에 품질이 낮아지거나 물건을 비싸게 팔게 된다. 그러다 보면 소비가 위축되고 잦은 폐업이 발생한다.

 

하지만 소수의 땅주인들이 인기 지역의 땅을 과점하고, 실사용자에게 팔지 않고 지대이익을 누리는 한 이 비효율적 구조는 깰 수 없다. 때문에 땅값에 대해 세금을 물려 그 돈으로 생산자와 소비자, 나아가 땅주인에게 까지 보편적으로 지급하겠다는 것이 이 지사의 주장이다. 모두가 세금을 내지만, 내는 것보다 받는 게 많은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이다.

 

경기연구원 연구결과에 따르면, 단일세율로 국토보유세를 거둬도 전 가구 중 85.9%가 내는 국토보유세보다 받는 기본소득의 크기가 더 크다. 많이 가질수록 더 내는 누진제를 가미하면 95.7%까지 수혜계층이 늘어난다. 소수의 토지 독점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이 지사는 정책 수용성에서도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경기도 실험 결과 기본소득 찬반을 물으면 50%가 찬성하지만, 세금을 더 내서 기본소득을 할 것이냐에는 34%만이 찬성한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이들을 무작위로 모아 토론하게 한 다음 재표결하면 찬성이 67%로 돌아선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토론을 하다 보면 자신에게 수혜가 되는 정책임을 알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그렇다고 무조건 비싼 땅, 많은 땅에 세금을 물리겠다는 것은 아니다. 국토보유세의 주된 대상은 땅값상승을 노리고 보유한 비필수 부동산이며, 실거주나 사업 목적의 필수 부동산 보유자는 강력히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땅을 이용해 주거를 해결하거나 돈 되는 일을 하거나 아니면 세금을 내라는 뜻이다.

 

양도세는 줄이겠다고 말했다. 필수 부동산 거래가 활발하려면 양도세가 줄어야 한다. 높은 보유세, 낮은 양도세는 경제적 효율성 측면에서 공식이다. 현재 한국의 부동산 세제는 거꾸로 돼 있다.

 

기본소득을 제공해도 지역화폐로 제공해 소상공인들이 매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사도 전달했다. 이는 소상공인 임대료 부담완화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여기에도 반박이 있다. 국토보유세를 매기고 저렴한 공공주택을 대량공급하면 집값이 폭락해 대량의 하우스 푸어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 당시 금융위기로 인한 수요감소, 정부 공공주택 공급 상황에서 분양가보다 집값이 내려간 사례가 있다. 당시와 지금 상황이 서로 같지 안고, 집값 폭락이 소득 폭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산가격이 내려간 만큼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 관리가 더 엄격해져 가처분 소득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다분하다.

 

이 지사는 구체적인 안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정부가 매입해 공공주택으로 활용하는 등의 방안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 지사는 “부동산에 대해서는 토지공개념이 헌법에도 명시되어 있어 가급적 그 공개념에 맞게, 온 국민을 위한 자원으로 효율적으로 이용될 수 있게 하는 게 핵심적 과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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