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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체크] 한한령이 중국 진출기업 매출 반토막?…그러면 한한령 후 중국흑자 왜 늘었나

한한령 시기를 골라 매출집계…장기추세선‧국가간 분석은 없어
국내 대기업 113곳 표본 분석, 자동차 위기를 전체 추세로 과잉확대
한한령 이후 수출‧무역수지 동반 상승
실제 요인은 국제 경기 및 산업 동향 영향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이 거론된 2016년 이후 국내 대기업의 중국 현지 생산기지 매출이 급감했다는 CEO 스코어 보고서가 나왔다.

 

중국이 특정 국가를 제재했다는 것이 입증되려면, 일본의 한국의 반도체 수출규제, 미국의 IRA법 등 실체적인 법규‧행정조치 등이 있어야 한다.

 

거시적으로 실질 경제에 피해가 있다는 것으로 입증하려면 최소한 2012년~2022년 장기 매출 추세선을 봐야 하며, 이 기간 동안 다른 국가 기업들의 중국 현지법인의 매출은 멀쩡한데 한국기업만 꺾어졌는지는 동 산업 내 국가 간 비교도 해야 한다.

 

왜냐하면 한한령이 중국 진출 기업 매출 하락을 야기했다기 보다는 중국의 자체 경쟁력이 성장해 밀렸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다수의 경제학 교수들과 증권사 분석가둘운 최근 대중국 수출 부진의 이유로 중국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를 꼽기도 하다.

 

하지만 취재 결과 해당 연구기관은 ▲법적 근거 ▲장기추세선 분석 ▲국가 간 분석 없이 한한령이란 개념만을 덧씌워 보고서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표본 역시 국내 500대 기업 중 중국 생산법인 실적을 공시한 113곳만을 대상으로 삼았는데 이들의 전체 한국 기업의 중국 생산법인 실적 중 비중이 얼마인 지 확인하지 않았다. 따라서 본 보고서만으로는 표본의 대표성을 입증하거나 설명할 근거가 없다.

 

특히 아래 자료에 나와 있듯이 자동차 부문에서의 매출 하락이 압도적으로 낮아서 추세선이 꺾인 것이지 다른 산업군들이 덩달아 꺾여서 추세선이 꺾인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업종별 매출 비중과 증감액을 고려할 때 본 보고서는 중국 현지 진출한 한국 자동차의 매출급락을 설명할 뿐 전체 산업 추세를 설명했다고 할 수 없다. 

 

 

 

◇ 거짓. 한한령 거시적 입증된 바 없다

 

한한령으로 한국이 거시적으로 손해를 봤다는 근거는 없다.

 

오히려 한한령 이후 중국 무역에서 더 큰 흑자를 봤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한한령 이전 한국의 대중국 수출액은 2013년 1458.7억 달러, 2014년 1452.9억 달러, 2015년 1371.2억 달러, 2016년 1244.3억 달러로 이미 하락추세였다.

 

그러다 국내 언론에서 한한령 설을 확산한 2017년 대중국 수출은 1421.2억 달러, 2018년 1621.2억 달러로 오히려 급증했다.

 

2019년 대중국 수출이 1362.0억 달러로 꺾이고, 2020년 1325.7억 달러로 제자리 걸음을 했다. 그러나 이는 한한령 때문이 아니다. 미중 무역 분쟁, 코로나 19, 등이 작용했다.

 

이후 대중국 수출은 2021년 1629.1억 달러, 2022년 1557.9억 달러를 기록했다.

 

무역수지 흑자 역시 한한령 이전에 하락추세를 걷다가 한한령 이후 오히려 증가했다.

 

대중국 무역 흑자는 2013년 628.2억 달러, 2014년 552.1억 달러, 2015년 468.7억 달러, 2016년 374.5억 달러로 하락하다가 한한령 이후인 2017년 442.6억 달러, 2018년 556.4억 달러로 올라갔다.

 

2019년 289.7억 달러, 2020년 236.8억 달러, 2021년 242.8억 달러였으며, 2022년 한국 정부가 탈 중국을 선언하고, 대중국 무역수지는 12.1억 달러로 급락했다. 2022년 3분기 중국의 리오프닝 선언이 있었음에도 한국에 온기는 돌지 않았다.

 

따라서 해당 연구기관 분석은 한한령이란 실체를 입증할 최소한의 연구방법론, 장기추세선 및 동종산업 내 타국가 기업 간 분석이 없었으므로 한한령을 입증하는 자료가 결코 아니다.

 

또한 산업부나 한국은행은 중국과 대외 무역 및 진출에 있어 영향을 미치는 건 중국과 글로벌 경기 동향을 주된 이유로 밝혀왔다.

 

연구기관 측은 한한령 이후 중국 무역 호황에 대해 중국의 규제가 중국 자국 내에서만 강제력을 가졌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으나, 이 또한 합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가장 큰 매출 급감이 발생한 중국 현대차의 경우 회사 절반은 중국 베이징공사 것이다. 따라서 중국 현대차를 탄압하는 건 일종의 자해행위이며, 자해행위까지 감행이 가능한 중국이 메이드 인 코리아를 펑펑 팔아줬다는 것도 말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지난해 윤석열 정부의 탈중국 선언 후 발생한 대중국 무역수지 급감이야말로 실체적 압박이며, 그걸 할 수 있을 것으로 의심되는 중국정부가 2017년에 안 했다는 이야기는 2017년 한한령이 없었다는 것을 방증한다.

 

 

 

 

◇ 사실. 중국 자동차 시장 예전 같지 않다

 

그렇지만, CEO 스코어의 분석대로 일부 품목의  중국 현지 생산 매출이 떨어지고 있는 추세는 주목해서 볼 필요가 있다.

 

품목으로는 자동차(현대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현대계열사, 성우하이텍), 반도체(삼성전자), 디스플레이(삼성디스플레이), 의류유통(이랜드) 등 인데 이 품목들 모두 중국이 국가적으로 산업육성을 발표한 영역들이다.

 

자동차의 경우 내연기관에서는 중국 자동차가 밀리지만, 모터와 배터리만 있으면 금방 따라잡는 전기차의 경우 국가 단위의 육성을 통해 현대기아차를 밀어낸 지 오래다.

 

현대자동차연구원의 2022년 글로벌 전기차 판매 실적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전세계 전기차 점유율의 63.3%가 중국시장이고, BYD와 상해기차와 점유율은 각각 11.5%, 11.2%로 현대차그룹(4.7%)의 다섯 배에 달한다.

 

아직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내연기관의 비중이 월등히 높지만, 미래에는 전기차로 넘어가는 추세이기에 현 추세를 가벼이 볼 수 없다. 현기차는 현재 유럽과 미국시장을 통해 수익을 보전하는 한편 모빌리티 등 운송망을 지배하는 쪽으로 연구개발을 쏟고 있다.

 

디스플레이 같은 경우 한국은 올레드와 같은 프리미엄 제품군을 제외하고, LED 시장에서 기술우위를 상실했다. 삼성전자는 이미 2014년 UHD TV 컨퍼런스 콜에서 삼성 고위 임원의 입을 빌려 당시 중국과 한국간 기술 격차는 불과 1년밖에 차이가 안 난다고 고백한 바 있다.

 

전기차와 달리 반도체는 아직 한국 우위다. 돈 만으로는 축적된 기술과 노하우, 인력, 인프라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기술우위를 따라 잡을 수 없다. 그럼에도 중국은 반도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고, 미국과 경제 전쟁을 불사하고 반도체 굴기를 선포했다.

 

CEO 스코어 측 “반도체처럼 고밀적 제품과 프리미엄 제품군을 제외하고 자동차 시장에서는 중국 기업과 경쟁력이 상당히 좁혀진 상황”이라며 “보다 차별성 있는 제품으로 경쟁하거나 아니면 중국시장 외 다른 출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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